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다. 지난 3월부터 국제유가 상승을 점쳤던 대규모 헤지펀드들이 속속 유가 상승에 베팅 중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7센트(1.4%) 오른 배럴당 50.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은 것은 작년 7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약 11개월 만에 50달러를 돌파한 셈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87센트(1.7%) 높은 배럴당 51.4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줄었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상승했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발표된 로이터의 예비 조사 결과에서 전문가들은 1주일새 35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약세도 원유 가격을 올린 요인이었다. 주요국 화폐 대비 달러의 강세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4주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이 이번 달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달러 약세는 달러 이외의 화폐를 가진 투자자의 원유 구매 여력을 키웠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장기적으로 올 하반기 국제유가 상승을 점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유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속속 유가 상승에 베팅하기 시작한 점도 국제유가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나아가 국제유가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이어지면서 유가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14년 6월 이후 약 70% 가까이 폭락한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나치다는 인식에 일부 헤지펀드들이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에너지 관련 주식이나 회사채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관련 회사채 가격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데다 국제유가가 30~40달러 사이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유관련 종목의 매수 배경이 되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