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10% 선, 누적 적자 2600억에 달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가입자를 모았던 알뜰폰이 최근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다. 점유율이 4개월째 10% 문턱만 맴돌고 있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의 올 1∼4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1월 10.2%, 2월 10.4%, 3·4월 모두 10.5%를 기록했다. 알뜰폰 가입자 수도 올해 1월 604만여명, 2월 614만여명, 3월 625만여명, 4월 628만여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알뜰폰은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빌린 별도 사업자가 내놓는 휴대전화 상품으로 2012년 8월 도입됐다. 그동안 폭풍적으로 성장 하면서 사업자가 30여개 업체로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성장이 정체에 빠지고 적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놓였다.
알뜰폰은 지난해 10월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올해 15% 점유율 달성을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4개월째 10%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싼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서비스 질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알뜰폰이 경쟁력을 잃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알뜰폰 사업자들은 고객 응대 서비스가 부실하고 음원·동영상 할인과 유선인터넷 결합상품 등 부가 혜택이 없다”며 “알뜰폰을 썼던 소비자들이 3년 약정 후 다양한 혜택이 많은 이통 3사로 돌아가는 현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4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적자에 허덕이는 점도 불안요소다.
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8개 알뜰폰 사업자는 매출 6446억원, 영업적자 900억원을 기록했다. 알뜰폰을 공식 도입한 2011년 7월 이후 지난해까지 3년 6개월 동안 누적적자는 2600억원에 달한다.
SK텔링크, CJ헬로비전 등 소수 대기업 계열사 알뜰폰 사업자들도 아직까지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 알뜰폰 전파사용료 추가 유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파사용료는 사업자들이 전파를 사용하는 댓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1인당 월 461원으로 계산하며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80억원 선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