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직원 문전박대, 본사에서도 쫓아내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 정황에 대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를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방통위가 위반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LG유플러스 본사와 매장을 방문했지만 임직원들이 조사를 완강하게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전날과 이날 오전 방통위 시장조사과 인력을 파견해 단통법 위반 행위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이를 거부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1일 광주와 대전 등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매장에 시장 조사를 나갔지만 해당 지점 직원들이 조사를 방해하고 거부했다”며 “2일 오전에는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했지만 진입 자체를 거부해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LG유플러스에 단통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사실 조사를 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조사는 이동통신사 가운데 LG유플러스 단독으로만 진행된다. 이유는 LG유플러스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과도한 리베이트(판매수수료)를 지원하며 불법 지원금(페이백)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자사 대리점에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이트를 받은 대리점들은 단통법 내 공시지원금 한도인 33만원을 초과한 금액을 불법 페이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기업에만 판매가 가능한 법인용(B2B) 폰을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조사 불응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방통위의 조사 방법이 법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방통위는 이번 사실조사 통보에서 단통법 제 4조(지원금의 과다 지급), 제9조(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지시, 유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조사내용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사실조사는 본 사실조사 이전에 위반행위가 있다고 인정해야 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통위는 사실조사 통보에서 방통위가 확인한 사실관계와 이를 근거로 위법행위로 인정하게 된 이유를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어떤 위반행위가 위법행위로 인정된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 조사에 응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사 방법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단통법 제13조 3항에 따르면 방통위가 조사를 하려면 조사일 7일 전까지 조사 기간·이유·내용 등에 대한 조사계획을 해당 사업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사실조사 통보와 조사시작을 같은 날인 1일 진행했다. 하지만 단통법에 따르면 1일 사실조사를 통보하였다면 7일 이후인 6월 9일부터 사실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조사 불응과 관련해 방통위 측은 매우 격앙된 분위기다. 방통위는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를 방해한 LG유플러스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단 한차례도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으로 조사를 거부하고 공문을 접수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에 조사 일주일전 해당 업체에게 통보 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예외 조항에 속한다"며 "관련법에도 긴급한 상황 등이 생기면 곧바로 조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