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 차량 수요 감소를 위해 경유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정유가격 인상이 정유업계와 LPG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차량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경유에 직접 붙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내놓았던 현재 100대 85인 휘발유와 경유 상대 가격 비율을 95대 90으로 바꾸자는 안으로 추산해볼 때 경유 1ℓ당 150원 안팎 정도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휘발유 소비는 7657만배럴, 경유 소비는 1억5635만4000배럴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는 경유 소비가 휘발유 소비보다 2배가량 많다. 지난해 정유업계 매출 중 경유의 비율은 SK에너지는 33.9%, GS칼텍스는 25%, 에쓰오일은 27.9%, 현대오일뱅크는 35.02%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경유가격 인상이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경유가격 인상안을 발표했지만 기재부나 산업부에서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등 부처간 조율이 되지 않은 사안이라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그러나 경유차 중 화물차처럼 정부 등록된 차량들과 생계형 운송업 종사자들이 있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서도 경유 소비가 줄어든다면 국내 정유사들은 다른 국가에 경유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오게된다”며 “중국도 경유가 넘쳐나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 경유까지 수출한다면 안 그래도 낮아진 경유 마진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내 가스업체들은 경유가격 인상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 그동안 디젤 차량의 증가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LPG차량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유가격 인상 대안으로 LPG연료사용제한 폐지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스업체 관계자는 “경쟁연료의 가격이 조정되면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니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LPG차량을 누구나 구매할 수 없고 소비자가 LPG차를 타겠다고 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한 방안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