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목표로 그랜드피아노 공장 증축… 내후년엔 기타 공장 증설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찔릉시 소재 삼익악기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은 한창 공사로 분주했다.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기반공사 현장에선 수많은 현지 근로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피아노의 꽃'인 그랜드 피아노를 만드는 새로운 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지난 27일 삼익악기 인도네시아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권희정 법인장은 "우리 삼익악기 공장 부지는 43만㎡(약 13만평)로, 건물 1개동은 8000㎡ 규모이며 최근 공장 증설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짓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 신공장은 2층 규모로,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익악기 인도네시아법인은 총 1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랜드 피아노부터 시작해 업라이트 피아노, 기타까지 생산한다. 8시간 작업 기준으로 업라이트 피아노 약 4만대, 그랜드 피아노 약 5000대, 어쿠스틱 기타 35만대, 일렉트릭 기타 25만대를 연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엔 꾸준히 공장 증설을 진행하면서 시설 효율화를 높임과 동시에 규모도 키우고 있다.
실제 현재 짓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 공장 외에도 업라이트 공장 2개동도 최근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과거 노후화됐던 공장에 비해 깔끔하게 정리된 생산 구역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삼익악기 인도네시아법인 관계자는 "신공장은 공정 중에 발생하는 분진을 많이 감소시켜주고, 동선도 단순화시켜 직원들의 생산 효율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삼익악기는 내년 그랜드 피아노 공장을 완공하면 이후 기타 공장 증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권 법인장은 "내후년에는 기타 공장을 증설해 300달러 이상의 고가 기타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깁슨 등 유명 기타 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대부분이었는데, 꾸준하게 유명 브랜드 인수 등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삼익악기 인도네시아법인은 최근 1~2년간 숨가쁘게 증설을 진행해 왔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영향이 크다. 중국 피아노 시장은 전 세계 판매량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삼익악기는 과거 인수한 독일 브랜드 '자일러' 피아노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ㆍ수출해 최근 몇년간 중국시장에서 선전해왔다. 피아노 보급률도 약 3% 정도에 불과해 전 세계 악기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권 법인장은 "생산 물량의 70%는 중국으로 가고 있고, 매년 판매량도 10~15%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대부분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독일 브랜드 '자일러'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만대 규모의 전체 중국 피아노 시장 가운데, 저가 20만대 시장을 제외한 중고가 시장에서는 약 3위권에 해당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익악기에 따르면 현재 중국시장에서 삼익악기는 펄리버, 야마하, 파슨스, 하이룽 등에 이어 5위권에 해당한다. 중고가 시장에선 야마하, 파슨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점유율을 한순간에 앞지를 수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중국시장에서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게 삼익악기의 전략이다.
이강록 삼익악기 부사장은 "최근 중국시장 피아노 보급률이 많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5%를 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중국시장에 매력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