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의 티타임] ‘금리인하’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까?…국민성에 달렸다

입력 2016-05-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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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태 KB국민은행 부산PB센터 팀장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6월이 다가오면서 온통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b)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BOJ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고, 한국도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0개월째 같은 금리를 유지했다.

기준금리에 대한 입장은 각 나라의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다.

미국은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금리인상을 한 차례 단행한 이후 추가적인 ‘금리인상 카드’를 검토하는 반면,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어려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지만,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는 실물경제로의 파급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제로 금리에 이어 일부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운영 중이나 실물경제가 좀처럼 되살아 나지 않고 있다.

유로지역의 경우 2013년 2분기 이후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덴마크와 스위스 등 소규모 개방경제 또한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확대 운영이 은행의 수익성과 현금통화수요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의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가져올까.

복잡한 경제지표들을 통해 그 영향력을 알아볼 수도 있지만 미국과 일본의 금리인하를 받아들이는 국민성의 차이에서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비이다. 2013년 기준 미국의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8.6%이며 일본은 61.0%이다. 결론적으로 금리인하가 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경제성장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일본은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제로금리’에 가까운 상황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현재 경기회복의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다.

왜 같은 정책을 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일까. 그 원인 중 하나는 금리인하를 받아들이는 미국과 일본 국민의 성향 차이가 뚜렷이 구별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가계 지출 비용 중 주택구입 시 모기지 비중이 높다. 따라서 금리가 인하되면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고 그 만큼이 소비로 이어진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부모 세대뿐 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도 절약이 몸에 베어 금리인하를 곧 이자소득의 감소로 받아들인다. 이는 소비를 줄이는 미국과 반대의 결과로 나타나 여전히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미국과 일본의 차이를 볼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일본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최근 금융상품 운용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고수익을 기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 카드’는 금융소득이 더욱 적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인하가 소비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국내 투자에 있어서도 금리인하에 배팅하는 전략은 현 시점에서는 맞지 않는다.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화되는 만큼 섣부른 판단보다는 전문가와의 투자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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