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3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 SDUH TV 핵심기술 소개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가 내놓고 있는 수많은 추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사장에게 던져지는 단골 질문은 대형 OLED 사업 재개 여부다. 전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의 주요 공급처이면서 동시에 10년 연속 TV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먹구름 낀 LCD 업황은 OLED 대세론을 키우는 주요인이다.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CSOT)는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의 유리기판 크기를 뛰어 넘는 10.5세대와 11세대 LCD 투자를 진행, 중국의 ‘LCD 굴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LCD 점유율 하락세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9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14.5%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19.2%) 2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삼성의 대형 OLED 시장 진입설이 끊임 없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와 분석기관들은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의 돌파구로 대형 OLED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시장도 선점, 수익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다.
경쟁사 역시 OLED 패널과 이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OLED TV를 신사업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삼성의 시장 참여를 내심 바라고 있다. 플레이어가 늘어 시장이 활성화돼야 경쟁에 따른 가격하락 및 소비층 확대, 이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란스러운 밖과는 달리 삼성은 대형 OLED 시장 진입에 선을 긋고 있다. 불안정한 기술과 수율(총생산량 대비 불량품이 아닌 제품의 비율)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진입은 피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삼성의 대형 OLED 시장 진입을 몰아가는 분위기가 있다”며 “섣부른 OLED 시장 참여는 디스플레이 및 TV 생태계를 오히려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