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ㆍ소비ㆍ투자 훈풍에도, 수출은 여전히…

입력 2016-05-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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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10억 달러 11.2% 줄어… 조업일수 축소·선박인도 지연 영향… 中 수출 증감률 마이너스 18.4%

수출이 다시 꺾였다. 3월 4개월 만에 한 자릿수대로 낙폭을 줄이며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지만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부진 속 조업일수 축소, 선박 인도 지연 등의 단기적 변수가 발목을 잡으며 다시 깊은 부진의 늪으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수출이 맥을 못 추면서 내수와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최근 생산과 소비, 투자 등 내수 지표에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수출만은 여전히 냉랭한 상태여서 본격적 경기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 1월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인 -18.9%를 기록한 뒤, 2월 -12.2%로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다 3월 -8.1%로 한 자릿수 감소율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두 자릿수로 확대됐고 16개월 연속 수출 감소로 월간 기준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4월 수출이 다시 고꾸라진 것은 세계 경기불황과 더딘 유가회복 등 부정적 여건이 계속되는 가운데 작년 같은 달보다 조업일수가 1.5일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4월 통관 예정이던 선박 5척의 인도 시기가 선주 측 요청으로 5월로 지연되면서 추가 감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일시적 요인 탓으로 돌리기엔 주력 시장과 품목의 수출 부진은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선박과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분야를 제외한 석유제품ㆍ석유화학ㆍ반도체ㆍ평판디스플레이ㆍ철강ㆍ자동차 등 다른 주력 품목은 국제유가 하락과 공급과잉 등의 직격탄에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별로도 베트남과 아세안으로의 수출만 각각 12.7%와 7.1% 증가했을 뿐 주요 수출국은 대부분 부진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감률은 -18.4%나 됐다. 지난해 7월 -6.5%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로, 지난해 12월 -16.5%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기가 살아나던 미국으로의 수출도 4월 -6.6%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대일본 수출은 -25.5%로 감소폭이 3월 -3.6%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고 유럽연합(EU) 수출 역시 -0.1%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부진, 저유가 기조 지속, 월초 연휴 효과 등으로 5월 수출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분기 이후에는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월 일평균 수출액은 18억2000만 달러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3월 -1.9%에서 5.5% 증가로 전환돼 4월 상황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심각한 부진에 시달렸던 선박이 25.2% 증가세로 급반전에 성공한 점도 상반기 이후 수출 회복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최근 유가도 오르면서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수출 실적 역시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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