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국 GDP 대비 부채비율 사상 최고치…금융위기 발생·성장 둔화 장기화 우려
올해 1분기 중국의 부채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는 것은 물론 중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부채 규모는 25조 달러(2경8587조원)였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7%가 넘는 규모로, 다른 신흥국의 부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시장에서 더 우려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중국의 부채 증가 속도다. 2007년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48%였다. 불과 9년 새 부채 비율이 9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볼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49%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248%, 19개국 경제가 모인 유로존은 270%였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부문 선임 투자 전략가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급속도로 부채 비율이 늘어난 주요국은 모두 금융위기를 겪거나 GDP 성장 둔화를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중국의 부채는 남의 이야기로만 끝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부채 규모와 중국과 글로벌 금융시장 간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선진국 경제의 리스크로서 중국의 존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배경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꼽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지출과 대출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신규 대출은 6조2000억 위안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의 증가폭으로 지난해 증가분보다 50% 이상 많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 규모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금융위기를 피하고자 디레버리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행보가 경기 부양에 치우치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가 중국 경제 건전성이 위험 수준에 와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으나 이러한 부채가 향후 어떤 형태의 문제를 야기시킬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고 FT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부채 규모를 두고 2008년‘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하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