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3개월여 만에 배럴당 40달러를 넘었다. 하락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가 지난해 연말 수준을 회복했고,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뉴욕 증시 역시 상승 마감했다. 북핵 리스크 탓에 1900포인트를 내줬던 코스피 역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4달러(4.5%) 오른 배럴당 40.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마감 가격이 배럴당 40달러를 넘긴 것은 작년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14달러(2.83%) 상승한 배럴당 41.47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유가는 산유국들이 다음 달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데 따라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OPEC 비회원국 3개국은 내달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하고 산유량 동결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이란까지 참여하는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이 동결되고, 유가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4년 7월(WTI 기준 배럴당 107.26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어 여전히 반등의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국제유가 반등에 뉴욕 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달러 약세도 이같은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 역시 유가 강세와 미국 달러화 추가 약세 기대 등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5.73포인트(0.90%) 상승한 17,481.4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37포인트(0.66%) 오른 2,040.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02포인트(0.23%) 높은 4,774.99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산업업종과 소재업종이 2%가량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유틸리티업종이 1% 넘게 오르는 등 헬스케어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유가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선 데다 미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인 이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 인덱스는 1%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 기준금리 동결과 국제유가 반등, 달러 약세 등에 힘입어 코스피 역시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오전 9시 55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2.70포인트(+0.14%) 상승한 1990.69 포인트에 거래 중이다. 전날 3개월여만에 장중 2000포인트를 넘어선 코스피는 이날 장초반 1996.31까지 치솟으며 2000포인트 안착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