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업률이 11개월 연속 일본보다 높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사회문제로 불거져 대졸 무직자가 15년새 2배로 증가한 상태다. 반면 일본 대졸예정자의 97%는 이미 취업이 내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3.3% 수준인 일본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 실업률은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으로 일본보다 높은 상태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실업률이 3.9%, 일본은 3.3%로 격차가 0.6%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올해 2월 실업률(4.1%)이 2010년 2월(4.2%)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로 뛰면서 일본과의 격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실업률이 이처럼 오랜 기간 일본을 웃돈 것은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두 나라 실업률 역전은 고용시장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일본의 최근 고용지표는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실업률은 3.1%까지 내려가 199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실업률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은 우선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력 부족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생산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인구가 줄어든 상황에 개선된 경기 상황이 일본 취업시장의 훈풍을 몰고왔다.
반면 한국 고용시장은 2014년 취업자가 50만명대로 늘어나는 '고용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수출 부진과 대외경기 둔화로 고용 창출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높은 청년 실업률이 일본의 장기 침체기처럼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한 이른바 대졸 무직자가 15년 새 2배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대졸자의 98%가 취업에 성공했거나 취업내정 통보를 받은 상태다.
앞서 지난달 29일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작년 대졸 학위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33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159만2000명)이었다. 15년 만에 2.1배에 달하는 334만명 규모를 넘어섰다. 대학 학위를 받고도 경제활동에 뛰어들지 않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15년 새 2배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은 올봄 대졸 예정자의 취업내정률이 97%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구직자들이 기업을 고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일본 대학졸업 예정자들의 취업내정률은 80.4%로 전년 동기에 비해 0.1% 포인트 놓아졌다. 이는 5년 연속 상승한 통계다.
문부과학성은 졸업 때까지의 내정률도 최소한 전년(96.7%) 수준 또는 전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희망자는 사실상 전원 취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갈 수 있는 또는 가고 싶은 회사가 많아 고르고 있는 상황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직·간접적으로 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취업을 단념하는 대졸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취업자들이 가고 싶은 일자리와 실제 갈 수 있는 일자리 간 미스매치(불일치) 심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