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팀 최두선 기자
일본군 위안부 실화를 다룬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이달 24일 개봉을 앞두고 상영관 확보 논쟁에 휩싸였다.
배급사 와우픽쳐스에 따르면 ‘귀향’은 전국 50여개의 개봉관을 확정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봉관 수가 너무 적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멀티플렉스가 적극적인 상영관 확보에 나서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귀향’의 개봉관 논쟁은 ‘상업성’과 ‘형평성’의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를 편성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이 취해야 할 당연한 선택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서 관객의 선호도와 일치한다. 둘째는 형평성이다.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해서 무조건 많은 상영관을 확보해준다는 것은 다른 영화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집단 생산 방식의 대표 콘텐츠인 영화는 장르와 규모를 떠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귀향’의 기록적 흥행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영향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영화는 지난 1월 14일, 일본 요코하마 시네마린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일본인 관객들은 “‘아리랑’에 이런 비참함과 참혹함이 깃들어 있는 줄 몰랐다. 일본에서 개봉했으면 좋겠고, 모두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반성과 눈물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귀향’은 지난해 7월, ‘위안부 결의안 통과 8주년 기념식’에서 단 6분의 프로모션 영상 상영으로 뉴욕타임스 등 유수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상영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서울시가 강당, 시민청 등 산하의 모든 시설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영관의 많고 적음을 고민하기에 앞서, 영화가 가진 사회적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고민과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자문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