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나온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부문 선임 애널리스트인 스테펜 딕은 이날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최근 한반도 내 일련의 사건들로 인한 실질적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개성공단의 폐쇄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고, 최근 고조된 이러한 리스크는 한국 신용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지 2달 만에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신용등급 경고음이 나온 것이다.
딕 애널리스트는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은 남북의 직접적인 분쟁 리스크를 막으려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한국의 자본과 환율 시장은 물론 재정상황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곧 채무 상환에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a3에서 Aa2로 상향조정 하고 향후 전망도 ‘안정적(stable)’이라고 제시했다. Aa2는 무디스의 21개 평가 등급에서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이 받은 신용등급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당시 무디스는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와 국가 재정상태가 견실하다고 판단, 신용등급을 올렸으나 지정학적 위기가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개성공단 폐쇄가 한국의 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2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국채등급 담당자 앨드류 콜쿤은 11일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하기 전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발생한 일들이 우리의 펀더멘털적 분석에 영향을 주지하는다”면서 “수년간 남북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패턴에서 이번 사안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와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평사로 불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피치와 동일하게 AA-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