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유가 하락과 아시아와 유럽증시 투매세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4.56포인트(1.60%) 하락한 1만5660.18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2.78포인트(1.23%) 내린 1829.08을, 나스닥지수는 16.76포인트(0.39%) 떨어진 4266.84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불안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5% 급락한 배럴당 26.2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3년 5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88센트 떨어진 배럴당 29.96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시간외 거래에서 유가가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뉴욕증시도 장 막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S&P지수는 장 초반 최대 2.3%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대폭 줄였다.
수하일 빈모하마드 파라즈 알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협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WTI 가격은 다시 배럴당 27달러 선을 회복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휴장했지만 홍콩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춘제(설날) 연휴가 끝나고 이날 문을 연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5%가 넘는 폭락세를 보인 끝에 3.8%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투매세가 유럽증시로 이어져 프랑스증시 CAC40지수가 4.1%, 독일 DAX지수가 2.9%, 영국 FTSE100지수가 2.4% 각각 급락했다.
레오 그로호위스키 BNY멜론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앙은행 정책의 효율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현재 가장 큰 근심거리”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언행과 시장의 기대 사이에 불일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을 시사하고 일본은행(BOJ)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에도 위험자산인 주식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였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의 28만5000건에서 26만9000건으로 줄어들고 시장 전망인 28만건도 밑돌았다.
보잉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사 2개 주력 기종의 생산비와 판매량 예측이 적절했는지 등 회계 방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6.8% 급락했다.
씨티그룹이 6.5%, JP모건체이스가 4.4% 각각 급락하는 등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