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상 담당 장관 참여 비공식 이사회 개최…올해 12월까지 인정하지 않으면 WTO 협정에 반할 우려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할지 여부를 놓고 협의를 시작했다고 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비시장경제 지위를 최장 15년간 감수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12월에 그 기간이 끝나면 중국은 자동으로 시장경제 지위로 전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EU와 미국 일본 등은 12월까지 개별적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EU 입장에서는 12월까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WTO 협정에 반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인정하면 중국의 덤핑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EU는 지난 2일 28개 회원국 통상 담당 장관이 참여하는 비공식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했을 때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핀 것이다. EU 집행위원회(EC)는 “저가의 중국 제품이 유럽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되면 역내에서 최대 21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인 세실리아 말름스트룀은 이사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실제로 시장경제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역내에서는 온도차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C는 법 해석을 중시하는 입장으로 인정에 긍정적이다. 올해가 지난 후에도 기존의 반덤핑 과세를 적용하면 WTO 협정 위반으로 중국이 배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 영국과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네덜란드, 북유럽 국가 등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철강산업 비중이 큰 이탈리아와 유럽 제조업계는 반발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주요 7개국(G7)의 연계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한 EU 관계자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장경제 지위 인정 문제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