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포스코의 용광로는 언제쯤 달궈질까.
포스코가 영국런던 증권거래소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를 오는 31일 상장폐지한다고 1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런던ㆍ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ADR은 거래량이 극히 저조해 유지비용 대비 상장 효용성이 미미하다”라고 상장폐지 결정 이유를 밝혔다.
어느 것 하나 포스코에 긍정적인 소식이 없다. 포스코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38% 하락했다. 연초 27만원이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1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중신 20만원대 아래로 내려간 이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가 하락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 주가는 3년 전과 비교하면 53%, 5년 전과 비교하면 96% 빠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3배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가파르게 추락했다. 시총 상위 5위권을 맴돌던 포스코는 18위까지 떨어졌다. 화장품 업체 LG생활건강에도 순위를 밀렸다.
벼랑 끝에 몰린 포스코는 분기배당제와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
철강 시황 약세 속 해외 철강 자회사들의 실적과 해외 투자광산 가치가 악화하면서 포스코의 분기 연결 실적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6519억원에 머물렀다.
포스코가 인도 중부 오디샤 주에서 추진한 120억 달러(13조원) 규모의 제철소 건설 계획은 잠정 중단됐다. 2005년 인도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이 사업은 주민들의 반대, 광권 확보 분쟁등으로 10년간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권오준 회장은 적자를 기록한 해외사업을 30%가량 정리하고 해외 상공정(쇳물 생산)에 대한 신규 투자 대신 자동차강판, 철강가공센터 등 해외 하공정(철강제품 생산) 중심의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