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보는 내년 펀드 투자
7일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융상품 시장에서 나타났던 해외·세테크 상품으로의 비중 이동 현상이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7조6000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증가 규모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도 3년 새 두 배 늘어 11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여전히 확정급여형(DB)의 비중이 가장 높지만, 올해 확정기여형(DC)에 추가 적립금이 도입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의 세액공제 한도가 300만원 늘어나면서 해당 부문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내년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해외펀드 비과세 등으로 세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노후 대비와 세테크를 접목한 상품이 금융시장에서 점점 자리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올해 가장 설정액이 많이 늘어난 연금저축 펀드는 ‘KB연금가치주전환형(자)(주식)C’로 연초 이후에만 1034억원이 몰렸다. ‘메리츠코리아연금전환형(자)1(주식)C-C-1’ 등 국내 주식형을 비롯해 ‘KB연금가치배당40’과 같은 채권 혼합형, ‘삼성클래식차이나본토연금(자)H(주식)-C’, ‘슈로더유로연금(자)(주식)C-C’ 등의 해외 주식형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퇴직연금펀드에서는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에 연초 이후 6876억원가량이 유입되면서 올해 전체 퇴직연금 순증가 규모의 30%가 몰렸다. 이외에도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40(자)(채혼)C’,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40(자)1(채혼)-C’ 등에 자금이 몰리며 연금저축펀드와 달리 채권혼합형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한편 최근 투자자 수가 회복되고 있는 랩어카운트가 내년에는 더욱 알맹이를 달리해 투자자를 맞을 예정이다. 문 연구원은 “‘삼성 팝(POP) UMA(통합자산관리계좌)’등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증권사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자체 운용랩을 개발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투자자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올해 독보적으로 흥행했던 메리츠코리아 펀드 등 국내 중소형 주식펀드 대한 투자의견은 보류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기 마련인데 내년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 등 여러 가지 대외 변수로 올해 상반기와 같은 호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메리츠코리아 중소형주 펀드는 투자자들이 해당 펀드의 투자 전략에 매우 충성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단기간 증시가 나빠진다고 해도 자금이 이탈하는 규모가 덜할 수 있다”며 “다만 수익률 면에서는 올해만큼 성과를 낼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