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IMF 겪은 덕선이 아빠는 미국 금리인상이 무섭습니다

입력 2015-11-19 15:01수정 2015-11-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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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N '응답하라 1988')

이번엔 진짜 올리나 봅니다. 미국 기준금리 말입니다. 올해 초부터 9월에 한다, 10월에 올린다,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 등 잔뜩 군불만 때더니 이제는 ‘12월 금리인상조건 충족 예상’이란 구체적인 얘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록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대다수의 FOMC 위원은 고용시장과 물가 조건이 다음 회의(12월) 때까지 대체로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빚’ 많은 우리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곧장 인상하는 건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긴축정책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합니다.

당장 대출 이자가 문제죠. 오제세(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은행 대출금리가 이 폭을 따를 경우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는 1조 7000억원에 달합니다.

이자 갚을 돈은 충분하다고요? 나만 갚을 수 있다고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파산 직전에 몰린 한계가구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153만 가구입니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1억 9500만원인데요. 비한계가구의 부채 4800만원과 비교하면 4배 더 많습니다. 이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은행 재무건전성이 나빠집니다. 그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대출자들에게 전이되죠.

‘곳간’이 바닥난 은행들은 기업에게 상환을 강요할 겁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좀비기업’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수익을 내지 못하고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을 말하죠. 한국은행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이 지난해 3295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2009년 2698곳에서 5년 만에 600개사나 늘었습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열린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일은행’을 다니는 덕선이 아빠나, ‘고려증권’ 합격 증명서를 받았던 나정이라면 데자뷔가 느껴질 겁니다. 맞습니다. 1997년 상황과 비슷합니다. 명태(명예퇴직), 황태(황당 퇴직), 동태(한겨울 명예퇴직)가 난무하던 IMF 구제금융 사태 말입니다.

88만원 세대,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신조어가 탄생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도 묘하게 겹칩니다.

미국이 3% 이상 금리를 올린 1994~1995년과 2004~2006년 후 각각 벌어진 일 들이죠.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기초체력이 많이 개선됐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대로 3%대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토머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의 말입니다. 솔직히 와 닿지는 않습니다. 회사 앞 트럭에서 떡볶이를 파는 아주머니, 손님이 뚝 끊겨 월세 낼 돈도 없다던 가구점 사장님. ‘IMF 때보다 힘들다’던 붕어빵 아저씨. 이분들의 더 깊어질 한숨이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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