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위해 지갑 연 총수들”… 신동빈 ‘통 큰’ 70억 vs 이명희ㆍ정용진 ‘모자 기부’ 60억

입력 2015-11-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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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지갑을 열면서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상생’과 ‘관광’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착한 상생형 면세점’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청년희망펀드 기부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면세점 특허 심사기준에 사회기여도(100점)가 포함돼 경쟁적으로 기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11일이 회장과 정 부회장의 사재 60억원과 그룹 임원진의 40억원 등 총 100억원을 이에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례를 찾기 힘든 오너 모자(母子)의 합동 기부다.

청년희망펀드는 청년희망재단의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위한 기부 펀드다. 펀드로 기탁된 기부금은 청년 취업기회 확대, 구직애로 원인 해소,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 등에 쓰여진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범사회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미래세대가 꿈과 열정을 갖고 ‘희망의 새 시대’를 준비할수 있도록 그룹차원의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면세점에 뛰어든 기업들 중 가장 먼저 기부 스타트를 끊은 곳은 롯데다. 재계 순위 5위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은 지난달 29일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70억원, 롯데 임직원 30억원 등 총 100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반(反)롯데정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과 ‘롯데월드타워점’을 반드시 수성하기 위해 지갑을 연 것이다.

이틀 뒤 최태원 SK그룹 역시 청년희망펀드에 60억원과 임직원 40억원을 모아 총 100억원을 내놓았다.

재계 서열 13위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사재 30억원과 임원진 5억원 등 총 35억원을 기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성이 절실한 신동빈 회장이 가장 많이 기부했고, 신세계그룹은 재계 순위가 SK와 두산에 비해 밀리지만 합동 모자 기부 이벤트로 더 많은 금액의 사재를 출연한 것을 보면,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총수들은 상생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낸 1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투자법인(가칭 롯데 엑셀러레이터)을 설립하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상생 2020’을 발표하며 5년간 1500억원을 투입하는 사회 공헌도 추진한다. 상생 2020은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4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또 롯데는 향후 5년간 월드타워점에 1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내년 하반기 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근 시설과 연계해 월드타워점을 강남권 최대 관광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100억원을 꺼내들었다. 두산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하고, 이 재단의 초기 재원으로 두산그룹이 100억원, 박용만 회장이 100억원, 모두 200억원을 내기로 했다. 이밖에도 두산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다.

신세계와 SK도 관광벨트 조성과 상생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10대 관광인프라 개선 △전통시장 활성화 △중소기업 지원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등의 상생 비용으로 27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온누리상품권 고객사은품 지급(200억원) △야간 면세점 운영 △60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 조성 △소상공인 자녀 교육 및 취업 지원 △면세점 영업이익 10% 사회 환원, 동대문 야경 개선, 전통시장 관광명소화 등 ‘11대 상생 약속’을 발표하며 2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내 면세점 중 올해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22일)과 월드타워점(12월31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등이다. 관세청은 오는 14일 충남 천안시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거친 뒤 최종 심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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