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할매네 로봇’ 이어 ‘미생 로봇’도 머지않았다

입력 2015-10-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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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N '할매네 로봇')

어제(21일) tvN ‘할매네 로봇’ 보셨습니까? 외로이 고향을 지키고 있는 어르신들과 22세기 최첨단 로봇의 좌충우돌 ‘동거 스토리’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인데요. 연예인 군단과 함께 요리ㆍ설거지를 척척 해내는 휴머노이드(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두 발을 가진 휴머노이드 휴대전화 ‘로보혼’이 개발됐는데요. 사람 말귀를 알아듣고 음악 선율에 맞춰 춤도 춥니다. 인간의 감정도 이해한다네요. 크기는 어릴 적 갖고 놀던 ‘못난이 인형’만 합니다. 올망졸망 눈망울이 참 앙증맞습니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 나온 앤드류(가사 로봇)가 조만간 우리 집에도 오겠네요.

사실 로봇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로봇 시장은 2008년부터 연평균 22%씩 성장하고 있는데요. 같은 기간 세계 성장률의 두 배를 웃돕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로봇은 2만1000대에 달합니다. ‘로봇 강국’인 중국(3만6000대), 일본(2만6000대), 미국(2만3000대)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인구 1만명당 로봇 수를 나타내는 로봇밀도는 한국이 1위(437대)입니다. 상위권에 함께 올라있는 일본(323대), 독일(282대)을 압도합니다.

(출처=한국로봇산업협회(단위:억원))

“로봇이 뭘 할 수 있겠어. 공장서 볼트나 조이고 기름칠이나 하겠지”라고 생각하셨나요? 오산입니다. 중국의 한 식당에서는 음식 주문을 로봇이 받습니다. 서빙도 로봇이 하죠. 앞치마를 두른 로봇은 만두 빚는 솜씨가 제법 그럴싸합니다.

2020년에 세계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 194억1000만 달러(약 22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요. 이제 좀 실감이 나시나요?

로봇의 발전은 사회적 변화와 궤를 같이합니다. 저출산ㆍ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인간 노동의 영역에 로봇이 들어온 것이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이미 간호 보조 로봇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포브스’와 ‘LA 타임스’는 로봇 기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미생 ‘장그래’의 자리를 로봇이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로봇은 기술입니다.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는 “인류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 인류의 재앙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란 대사가 나옵니다. 로봇에게 역습을 당한 강 회장(송영창 분)의 한탄입니다.

우리나라 로봇 시장 성장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기술 발전과 동시에 로봇 윤리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때를 놓친다면 로봇에게 습격당하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지 않겠어요?

▲지난해 4월 영국에서는 로봇학자와 국제 인권단체들이 ‘킬러로봇 반대’ 캠페인을 발족했습니다.(출처=스탑킬러로봇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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