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중국 제조업, 미약한 수요에 디플레 압력 지속

입력 2015-10-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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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주문 규모 줄이고 가격 인하하는 등 대처…생산자물가, 43개월 연속 하락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추이. 9월 마이너스(-)5.9%. 출처 블룸버그

중국 제조업이 위기에 몰렸다. 업체들은 미약한 국내외 수요에 최소 주문 규모를 줄이고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제조업 부문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여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주 개막한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 칸톤페어에 모인 제조업 관계자들은 예년보다 주문이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광둥성 소재 무선 스피커 제조업체 애머시스트의 웬디 웡 세일즈 매니저는 “정말로 어려운 시기다. 특히 유럽과 같은 핵심 시장의 주문이 줄었다”며 “우리 스피커 생산비용은 대당 45달러(약 5만1000원)에 달하지만 가격을 40달러로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에어컨 등을 구매하고자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폴란드의 루카츠 라세츠키는 “업체들이 가격만 낮춘 것이 아니다”라며 “대금결제방법이나 주문 수량에 대해서도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칸톤페어는 2만여 업체가 참석해 건설장비에서 태블릿, 3D프린터 등 다양한 제품을 홍보하고 세계 곳곳에서 바이어들이 모이기 때문에 중국 제조업체가 처한 현실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칸톤페어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갈수록 임금이 오르는 가운데 제조업 부문 디플레이션은 심화하고 있어 업체의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5.9% 하락해 사상 최장 기간 하락세를 43개월로 연장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1.6%로, 정부 목표인 3%를 크게 밑돌아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상태임을 가리켰다.

리징 HSBC 이코노미스트는 “약한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기업 순이익이 줄어들고 이들의 부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임금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수개월간 제조업 디플레이션도 더욱 커지게 할 것이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 당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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