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제대로 반영 안 돼…성장률 부담에 중국 정부 새 기준 적용 꺼려”
전 세계가 중국 경제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정부 수치가 실제 경제규모보다 더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오는 19일 3분기 GDP 성장률을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특히 정치적인 이유로 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2007년 랴오닝성 당서기로 있을 당시 미국 대사와의 만남에서 “GDP보다 철도 물동량이나 전력소비량 등이 경제활동을 더 잘 파악하는 지표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조사 보고서들은 반대로 중국 GDP 수치가 실제 경제규모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의뢰로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08년 GDP는 정부 통계보다 사실상 13~16% 컸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지난 2013년 GDP는 9조5000억 달러(약 1경740조원)였으나 이들의 분석으로는 10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는 서비스산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중국 GDP가 축소된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중국이 현재 GDP를 계산하는 방식은 지난 1993년 확립된 유엔의 국민계정체제(SNA)를 따르고 있다. 이는 서비스산업 범위가 좁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어서 상당수 국가가 최신 기준인 2008년 SNA를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측은 2012년에 서비스산업이 GDP 공헌도에서 제조업을 추월했다고 보고 있지만 우리 계산으로는 2009년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GDP 산정 시스템은 연구ㆍ개발(R&D) 투자도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있다.
이런 점들은 중국 경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당초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GDP 산정에 새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환작업은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 부담에 새 기준 적용을 꺼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새 기준으로 업데이트하면 당장 지금의 GDP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 성장률 목표를 지키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매년 GDP 성장률 목표를 설정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부담에 정부가 기준 변경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호주국립은행(NAB)의 게라드 버그 이코노미스트는 “GDP 기준을 업그레이드하면 성장률이 낮아진다”며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버리기 전까지는 기준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SIS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 GDP 기준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R&D처럼 그 전까지 계산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소비 중심으로 경제모델을 전환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다짐에 대한 평가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