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中 채권시장 규모 전월비 50%↑…같은 기간 주식투자 규모 50%↓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 안전자산인 채권, 부동산, 예술품 등의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간 카지노와 같은 높은 위험성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이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백약처방이 무효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역시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야오즈자산운영의 밍왕은 “주식시장의 열기가 극에 달했을 때 (주식시장의)하루 수익률은 채권의 연간 수익률을 웃돌았다. 하지만 현재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정보제공업체인 하우바이닷컴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채권시장의 규모는 전월보다 50%가량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주식 투자 규모가 50%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 정점에서 현재 40%나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우바이닷컴은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120억 위안(약 2조1938억원) 규모의 주식이 팔렸다”며 “특히 주식에 초점을 맞췄던 펀드들이 주식과 채권 모두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증시의 불안정화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도 일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70개 도시 가운데 35곳의 신축 주택값이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는 1.3% 올랐다. 특히 투자자들은 경제특구인 선전과 수도인 베이징, 상하이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선전시의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6.4% 뛰었고, 상하이 쪽은 6.5% 상승했다.
상하이의 마지안웨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들(투자자들)은 주식보다 부동산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회사인 소더비 아시아는 홍콩 가을 경매 시즌인 지난주 판매액이 예상보다 16% 많은 3억42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청나라 건륭제의 황후 순혜황귀비의 초상화는 무려 1760만 달러에 팔리며 역대 중국 황실 초상화 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트쉐어닷컴 창립자는 “미술 경매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아직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경기 침체에도 예술품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