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박찬규 교수팀이 조직 특이적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DNA 메틸화' 정보를 돼지의 장기에서 세계 최초로 해독했다. 이로써 각 장기의 생리학적 특성과 발달과정, 각종 질병과 부작용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건국대는 박 교수팀이 지난 2012년 돼지의 참조 유전체지도 작성에 이어 유전자의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발현 조절 메커니즘을 보여 줄 수 있는 참조 메틸화지도까지 완성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DNA 메틸화 연구는 DNA 염기서열을 통한 전통적인 유전 현상 외에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변화가 대물림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후성유전학의 한 부분이다. 유전자 각인, 태아의 발달 과정을 비롯해 암과 같은 중증 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팀은 분석을 위해 주요장기 별 DNA의 메틸화 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서로 비교, 총 6968개의 조직 특이적 사이토신의 메틸화 변화 위치를 발굴했다. 이는 DNA 메틸화가 각각의 장기에서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장기의 생리학적 특성을 유지하고 발달시키는 것에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최근들어 인간에 이어 각종 동물에서도 메틸화 분석이 진행되어 왔지만 돼지의 여러 장기에서 단일염기서열 수준의 유전체 DNA 메틸화 분석이 완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돼지를 이용한 후성유전학 연구의 참조지도로 사용돼 관련 분야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이용해 질병과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우장춘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의 논문은 과학저널 'DNA 리서치'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