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투데이] 미국 인터넷 대기업, 인도로 몰린다

입력 2015-09-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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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넷 대기업들의 시선이 인도로 쏠리고 있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확실히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보도했다.

인도는 그간 미국의 일부 창업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정도의 시장이었으나 모디 총리가 이번 방미기간 동안 인터넷산업에 대한 깊은 관심과 투자유치의욕을 보이면서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글로벌기업들의 진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매력이 규제와 경기 불안으로 감퇴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매력이 부각된 것이다.

특히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터넷 규제완화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데 비해 모디 인도 총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애용하고 있는 것이 대조를 이룬 것도

인도가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측했다. 금년 말까지 스마트폰 사용자가 1억6800만 명으로, 인터넷 사용자는 2억770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시장조사회사인 이마케터(eMarketer)는 분석하고 있다. 구글 모바일 검색이용 건수나 페이스북 이용자 수(1억3200만 명)도 미국에 이어 확실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인도가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많은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모디 총리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데도 인도 정부 관리들은 검열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 현안이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인도 정부로부터 정보 삭제 요청을 받은 건수는 1만792건으로 중국보다 훨씬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시장 규모다. 올해 인터넷 광고시장규모는 9억4000만 달러 정도로 미국(580억 달러)의 2%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관련 회사들은 이용자 확대에 역점을 둬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의 행보는 확연히 눈에 뜬다. 지난해 220억 달러에 인수한 왓츠앱(WhatsApp)을 앞세워 인도의 메신저 앱 시장에서 2위로 부상했다. 무료로 전화와 문자 메세지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하루 몇 달러 밖에 못 버는 인도인들에게 큰 인기다. 스마트폰이 아닌 셀폰과 속도가 느린 네트워크에도 작동하는 아주 단순한 버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현지 이동통신회사와 공동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뉴스, 일자리 찾기, 문자 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구글도 2017년까지 5억 명을 사용자로 끌어들여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작동되는 스마트폰은 물론 광고, 검색 및 유튜브도 이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도인 6명 중 1명 정도만 영어로 웹 서핑이 가능한 점을 감안, 힌디어 등 다른 공용어로 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고 서버의 웹 페이지를 80% 압축해 미국에 비해 100배나 느린 네트워크의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해 유튜브 화면을 다운받은 후 나중에 보는 방식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의 공통 현안은 인터넷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10억 명의 인도인을 끌어들이는 것. 구글은 인텔 및 지역 자선단체 등과 협력하여 여성들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는 여성교사를 육성, 파견하는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태양열로 작동되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갖춘 자전거를 타고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인터넷을 교육을 시키는 전략이다. 현재 200여대가 가동되고 있는데 앞으로 1만대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특히 주요 기차역 수백 곳에 무료 와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모디 총리와 합의했다.

2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트위터는 시험 사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 앱이 작동되지 않는 폰을 사용하고 있는 수억의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유명 크리켓 선수나 정치인들의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올해 초 인수한 집다이얼(ZipDial) 기술을 이용해 특정 번호로 전화를 한 후 끊으면 텍스트가 전달되게 하는 기법이다. 지난달에는 실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탭을 개발하여 시험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작위로 내용을 전달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시장에서 이 시도가 성공하면 다른 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터넷 대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실리콘 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도계 전문인력들의 의욕과 맞물리면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삶의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모디 총리와 인도인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남진우 뉴욕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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