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술을 놓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상현실 분야가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은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페이스북은 23일(현지시간)부터 뉴스피드에 ‘360 비디오’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360 비디오’는 지난 3월 페이스북이 360도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동영상 앱을 제작하겠다고 밝힌 결과물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360도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독립형 앱 ‘구형(spheral)’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360 비디오’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장면을 결합해 화면에 동시에 노출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사용자는 폰의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화면을 접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애플 운영체제(OS)인 iOS, 구글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행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현실이 모바일 기기 다음으로 등장할 플랫폼”이라고 누차 강조하면서 관련 분야 개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개발하는 오큘러스를 2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것 역시 이 같은 경영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 기술을 TV, 영화 분야에 노출해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우선 자연 경관 화면을 주로 전파하는 디스커버리 TV채널에서 ‘360 비디오’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바닷 속에서 상어와 함께 수영을 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을 ‘360 비디오’에 담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월트디즈니가 개봉을 준비 중인 신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The Force Awakens)’ 예고편도 ‘360 비디오’로 촬영해 선보였다. FT는 “‘360 비디오’로 사용자들은 영화 속 무대가 되는 가상의 행성 ‘자쿠(Jakku)’를 입체감 있게 탐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상당수 이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있는 만큼 이번 페이스북의 ‘360 비디오’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근 IT업계에서 페이스북처럼 가상현실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고프로와 노키아는 360도 회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장비를 출시했으며, 소니는 가상현실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 VR’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구글은 이번에 페이스북이 출시한 서비스와 유사한 회전 영상 프로젝트 ‘점프’를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초 홀로렌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