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 제조업 매출액증감률이 지난 2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외국감사법 적용대상 법인기업의 1만6281곳 가운데 3065개 기업을 표본 조사해 22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에 따르면 조사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액은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했다. 전분기의 -4.7%보다 내림폭이 소폭 축소됐으나 기업들의 경영성적은 여전히 뒷걸음질 했다.
특히 이중 대기업의 매출액증감률은 전년동기비 –5.7%로 기록,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2003년 3분기(-6.3%) 이후 11년 3분기내 가장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대기업 매출액증감률은 전분기(-5.5%)로 부진했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수출업종이 몰려 있는 대기업 제조업을 보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대기업 제조업 매출액증감률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5% 하락, 전분기(-6.8%)에 이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2분기 연속 경신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저유가 등 원자재가 하락, 엔저, 최대 수출국 중국의 성장세 둔화, 조선업종 부진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산업 매출액 즉 성장성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매출액증감률은 올 2분기 2.0%로 전분기(-0.6%)의 마이너스에서 반등했다. 중소기업의 제조업은 전분기와 같이 -0.6% 증감률을 나타냈다.
전산업 매출 규모는 줄었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수익성은 나아졌다. 전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분기 5.6%로 전분기(5.1%)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했다. 또 전년동기(4.8%)과 비교해서도 0.8%포인트 개선됐다.
눈에 띄는 점은 석유·화학제품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기조적인 저유가 영향과 함께 이전에 싸게 구입해 놓은 원유의 재고 평가액이 올라가면서 8.7%로 크게 뛰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제품 매출액증감률은 -15.9%를 기록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실속은 챙긴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작년 2분기 4.3%에서 올 2분기 5.3%로,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6.7%에서 6.8%로 개선됐다.
2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세전이익률은 4.8%로 집계, 전분기(5.4%)에 비해선 낮아졌지만 전년동기(4.6%)와 비교해서는 상승했다.
기업의 안정성도 개선됐다. 2분기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104.2%, 26.9%로 집계, 전분기 말과 비교해 1.5%포인트, 0.1%포인트 줄었다.
박 팀장은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메르스 여파에도 2분기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전반적으로 1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조사대상인 금융감독원 지정 외부감사대상 기업들의 60%가량이 제조업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