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개발 대주주, 이상급등 '사유없다' 밝히며 매각
최근 삼호개발, 한국특수형강, 라딕스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주주들이 지분매각에 나서 매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대주주가 지분매각에 나선 것은 단순한 차익실현 외에 주가 고점을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13일 삼호개발 최대주주인 이종호 회장은 주식 80만주(5.6%)를 장내매도하며 보유지분율이 37.1%에서 31.5%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이종호 회장은 보유주식 중 50만8990주(3.56%) 장내매도 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불과 보름만에 보유지분을 40.65%에서 31%대로 10%포인트(130만여주) 가량 줄인 것.
특히 삼호개발은 지난달 초 24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한달만에 7550원(2월 28일 종가)까지 205.6% 치솟았다. 2월 중순께는 11거래일 연속 빨간불을 켜며 지난달 26일 이상 급등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최대주주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이 회장의 50만여주 주당 매각단가는 7450원으로 최고가 수준에서 지분 매각에 성공한 셈이다.
한국특수형강 역시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장상돈 대표의 특수관계인인 장상건씨가 보유지분 3.3%(3만3000주) 전량을 장내매도했다. 매각대금은 주당 3만6020원씩 총 10억원을 웃돈다. 이에 따라 장상돈 대표 외 2인의 지분율은 43.4%에서 40.1%로 낮아졌다. 표면적인 주식처분 사유는 개인자금 사용을 위해서였다.
아세아시멘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셋톱박스제조업체 라딕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해 11월말까지만 해도 라딕스의 지분을 확대해 91.14%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세아시멘트는 지난달 12일 이후 한달간 라딕스 주식 24만6600주(1.15%)를 팔아치웠다.
특히 14일 오전 9시 23분 현재 1840원으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대주주인 아세아시멘트의 추가적 차익실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밖에 13일 현재 금감원에 제출된 '최대주주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줄어든 곳은 한국고덴시(이하 지분매도주체:계열사 나리지온, 매각주식수:8140주), 웅진코웨이(계열사 임원, 2만주), 유화증권(성보문화재단, 2300주) 등이 있다.
이같은 대주주 지분매각 이면에는 지난달 말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중국발 쇼크 우려로 급락한 이후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영권 방어에 문제없는 일부 상장사 대주주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오르게 되면 대주주가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며 "경영권에 문제가 없는 범위내에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종목의 주가가 추가로 오르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큰 만큼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