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국감 단골 주제로 떠오른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및 불공정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가 올해는 특히 반국민정서를 일으키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이 된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매섭게 다뤄질 전망이다. 경품 사기와 개인정보 판매 등의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홈플러스도 최근 매각작업을 벌이면서 ‘먹튀 논란’까지 더해져 ‘뜨거운 감자’다.
오는 10일 시작되는 국감의 최대 이슈는 롯데그룹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국감 증인 채택 과정에서 가장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및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등 올해 유독 많은 이슈가 발생한 터라 국감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상당한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산자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감 단골 주제인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신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주장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채택은 불발됐다. 다만,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경영권 분쟁과 반롯데 정서 등으로 논란이 된만큼 신 회장 증인채택을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역풍으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反롯데' 정서가 확산돼 정치권에서도 재벌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적어도 한번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정무위는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순환출자 문제를, 기재위는 면세점 특혜 의혹과 중소 면세점과의 상생 등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라이벌 기업, 범삼성가의 신세계그룹도 국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산자위는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등을 문제 삼으며 신세계그룹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 3월 70억원 규모의 현금 인출로 비자금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최근 국세청의 2차례 기업 세무조사 결과 수십 개의 차명주식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마트 복합쇼핑몰 논란과 더불어 비자금 의혹에 대한 추궁도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산자위 증인 채택은 불발됐다. 다만, 환경노동위에서는 이마트 불법파견 논란과 관련해 정 부회장의 출석 문제가 여야 협상의 쟁점으로 논의중이다.
이에 따라 도 사장이 지난해 국감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던데 이어 올해에도 같은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홈플러스는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수집한 고객들의 개인정보 712만건과 회원정보 1694만건을 보험사 등에 팔아넘겨 총 231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은 바 있다.
또한 홈플러스 매각 주체 영국 테스코는 매각 진행 과정에서 13년 치의 감가상각비를 한 해에 몰아서 계상해 의도적으로 장부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문판매원을 동의 없이 재배치, 특약점주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의 증인 채택도 불발됐지만, 대신 전문경영인 심상배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논란으로 유통업계 총수 및 경영진들이 국감 증인으로 나선다.
한편, 국회 산자위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선 사업 문제로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을 증인으로 최종 채택했다. 조선 3사는 최근 1년 사이 해양플랜트 부실 등으로 8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홈쇼핑 및 소셜커머스 경영자들도 대거 포함됐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이영필 아임쇼핑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이사가 불려 나오게 됐다.
이외에도 박연배 코엑스몰 사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 윤재민 LS전선 대표이사,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이강훈 오뚜기 대표 등 기업 경영진들이 대거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