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신용평가로 지원확대… 2018년 100조 자금공급할 것
금융당국이 기술금융을 통한 중소·벤처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면서 은행들도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에서 투자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 5년차인 2018년에는 은행들이 100조원의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잠정) 은행들의 기술금융 대출잔액은 41조80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1조7432억원) 대비 10조661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대출 건수도 한 달 만에 1만4101건 늘어난 6만3203건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을 금융권 전반에 정착시키고 기술금융 대출 실적을 확대하고자, 내년 하반기부터 은행이 직접 기술신용정보(TCB)를 평가하는 내용의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은행이 TCB평가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면 평가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돼 궁극적으로 기술신용대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은행의 TCB 전문인력과 평가 수준, 실적 요건과 기타 요건 등을 감안해 예비(레벨1)와 정식(레벨2·3), 전면(레벨4) 실시로 단계를 나눠서 진행, 매년 1∼2월과 7∼8월에 실시하는 기술금융 실적 평가와 함께 TCB 역량도 평가할 예정이다.
금융위의 로드맵 발표에 발맞춰 은행권 역시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술평가모형분석 관련 전산시스템 공동개발과 자체개발을 검토 중에 있다. 박찬영 기술금융센터 차장은 “기존 기술평가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평가모형분석 단계에 착수했다”면서 “공동개발과 자체개발 두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또한 기술신용평가기관(TCB) 대응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TCB 심사시스템을, 올해 상반기에는 TCB 사전 필터링 시스템을 전산화했다.
김영상 여신기획부 기술금융팀 과장은 “TCB 사전 필터링 시스템은 평가 항목 중 해당 기업이 T6 이상인지의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T6는 기업 여신 심사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지표다.
TCB 평가서 심사시스템은 기술보증기금이나 한국기업데이터 등 기술신용평가기관이 보유한 평가서 중 오류 항목 중 과대평가된 사항을 재검토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우수 TCB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최근 기술평가 전문인력 13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금융위 로드맵 레벨 1단계를 이미 충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평가업무시스템(T-Value) 구축을 통해 기술평가 업무 프로세스 일체를 전산화했고, 지난해 7월에는 특허청,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300억원 규모의 ‘IP창조 투자조합’을 결성해 우수 IP 보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금융위의 구상에 따르면 2018년까지는 중기 대출의 3분의 1인 100조원 가량이 은행의 기술금융을 통해 공급될 계획이다. TCB의 기술신용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2000억원 상당의 펀드도 조성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