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800억 매출 올려, 제과시장의 트렌드 바꿔… 품귀현상에 끼워팔기 악용
국내 제과시장을 뒤흔든 해태제과의 히트상품 ‘허니버터칩’이 출시된지 1년이 지났지만, 품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제과업계에서 출시 첫해 800억원 이상을 매출을 올린 제품은 허니버터칩이 유일무이하다. 여전히 월 매출 70억원을 유지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과 중소 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 품귀현상을 악용해 비인기 제품과 함께 묶어 파는 ‘끼워팔기’도 성행중이다.
26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출시 첫해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이후 월 70억원 매출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8월1일 제과시장에 등장했다. 출시 당시 월매출 6억원에 그쳤지만 9월부터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후 10월과 11월 두 달간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초대박이 터지면서 업계 신드롬을 낳았다.
현재 유지하고 있는 월 70억원가량은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는 강원도 원주 문막공장이 생산라인을 하루 24시간 풀가동해야만 나올 수 있다. 이는 만드는 즉시 다 팔리는 품귀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맛에 있다. 감자스낵은 본래 짭짤한 맛에 먹는다고 생각했지만 허니버터칩은 짠맛보다 달콤한 맛이 느껴지고, 그 다음으로는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싼다. 기존 감자스낵에 사용하지 않던 아카시아 꿀과 12시간 숙성, 발효시킨 고메버터를 사용한 것이 적중했다.
허니버터칩은 전체 스낵시장의 트렌드도 한순간에 바꿨다. 스낵시장을 넘어 식음료 전반에 분 달콤한 허니(Honey) 바람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해태제과는 문막공장 옆에 허니버터칩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4월 공장이 완공되면 허니버터칩 월 생산량은 150억원어치로 현재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다. 회사 측은 내년부터는 허니버터칩을 포함해 허니통통 등 허니시리즈의 연 매출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인기덕에 끼워팔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유통업체가 제품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품귀 현상을 빚는 허니버터칩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일반적인 묶음 판매 제품은 낱개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허니버터칩 묶음 판매는 같이 묶인 제품을 사지 않으면 허니버터칩을 단품으로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니버터칩 끼워팔기를 두고 일부 누리꾼이 ‘허니버터칩 인질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엄밀히 말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돼 사실상 ‘강매’로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제조업체인 해태제과는 유통업체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제조업체에서 책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직접적인 책임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