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위안화 쇼크, 북한도발 등 연이은 악재 속 우리 경제의 하반기 저성장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전문가 의견과 현재 성장 추세 등을 고려해 한국의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을 0.96%와 0.49%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 2분기 이후 7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가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은 0.3%에 그치면서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1분기(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이를 방증하고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5%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 투자은행과 국내연구기관들 대부분이 3,4분기의 0%대 성장을 예견하며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의 견해와 맥을 같이하는 양상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2.8%를 달성하려면 3∼4분기 성장률이 모두 전기 대비 1%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미 2% 중반대를 전망한 기관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HSBC는 2.8%에서 2.4%로 전망을 수정했다.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도 연간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바클레이즈는 3.0%에서 2.6%로, 씨티그룹은 2.8%에서 2.7%로 전망치를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전망치도 2.7%로 하향조정됐다. 이밖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4%로 내렸다.
국내 기관 중엔 KDB대우증권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5%로 내렸다. LG경제연구원(2.6%), 삼성증권(2.7%), 한국경제연구원(2.7%)도 정부(3.1%)와 한은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내며 하반기 저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반기 전망세 속에 ‘위안화 쇼크’와 증시 폭락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경기부진이 우리 경제의 회생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한은이 지난 28일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메르스·가뭄 등 일시적 충격 외에도 수출 부진,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작년 이후 4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5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성장률이 구조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내적으로도 소비, 수출, 산업생산 부진이 이어지면서 하방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의 ‘9월 위기설’을 야기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기준금리 인상’도 금융통화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20일 북한의 포격도발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시련이다. 이에 대해 21일 거시금융회의를 소집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북한 포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위안화 쇼크 이후 글로벌 유동자금의 이탈이 뚜렷해지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아시아권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발생한 북한리스크는 저성장 국면의 하반기 경제의 ‘추가’ 악재로 남을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