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증시부양책 지속 여부에 시장 민감하게 반응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 3500선이 새 심리적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레이더들이 중국 정부 차원에서 과연 증시를 지탱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이 선을 중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주가 폭락을 막고자 시장에 개입했다는 신호는 지난 6주간 최소 네 차례 포착됐다. 앞서 지난달 8일 상하이지수가 장중 8.2% 폭락해 3421.53으로 미끄러지자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결국 종가는 3500을 웃돌았다. 그 다음 날에도 지수가 3373.54로 떨어지고 나서 10% 폭등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저점인 3537.56을 찍고나서 6% 이상 올랐다. 가장 최근 사례는 바로 전날이다. 상하이지수가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3558.38로 떨어지고 나서 갑자기 매수세가 유입돼 6.6% 반등해 결국 1.2% 상승으로 장을 마친 것이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지난 14일 변동성이 줄어듬에 따라 지금까지의 이례적인 증시부양책을 다소 축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지수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 개입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최근 외국인에 이어 자국내 부자 투자자들도 증시를 떠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넬슨 옌 창장증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가 3500선을 지킬 수 있는지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새 매도세를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CSRC 산하 중국증권금융공사에 4000억 달러(약 474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고 국영기업들에 주식 매입을 지시했다. 상하이지수가 지난 6월 정점 이후 30% 이상 떨어지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운영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가 증시 안정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5년 6월 당시에는 상하이지수 1000선을 지키고자 중국 정부가 지금과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심리적 저항선을 지키지 못하면 더 큰 폭락이 닥칠 수 있다. 맥쿼리그룹과 궈썬증권 등은 지난 6월 말 중국 정부가 상하이지수 4000선을 유지하고자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일 4000선이 깨지자 이후 4거래일 동안 지수는 10% 추가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