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하청업체들에 부품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사상 최대인 2조8000억 엔(약 27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등 순항 중이지만 향후 닥칠 혹독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다.
2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작년 하반기부터 전기요금과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라 일률적으로 가격을 동결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다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시작했다. 가격 인하폭은 0.5~1%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가격 인하폭을 발표할 방침이다. 회사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을 제시하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년간 가격을 동결함으로써 부품 업체의 경영 및 임금 등이 개선됐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일본자동차부품공업회에 따르면 2014년 주요 부품 업체 82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도요타의 고객이 밀집해있는 아이치현의 올봄 평균 임금인상률은 17년 만의 최고였다.
도요타는 엔진 및 차체 구성 부품에 대해, 주요 거래처로 구성된 단체 ‘교호카이(協豊會)’ 회원사 450여개사와 6개월마다 납품 가격 협상을 실시해왔다. 그동안은 1~1.5%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생산 피라미드의 정점인 도요타의 결정은 하청업체 수 만곳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막대하다.
도요타의 올 4~6월 그룹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7560억 엔으로 세계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두드러진 호조를 보였다. 이는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등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해준 덕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독일 폭스바겐 등과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품업체들에 1년 만에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원가 개선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보는 만큼 미리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TNGA(도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로 불리는 새로운 자동차 제조 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는 내달 8일 출시하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신모델에도 적용한다. 엔진과 차대 쇄신 비용이 높아 부품 업체의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