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자도 작년보다 2배↑
# 제조업에 종사 중인 입사 7년차인 30대 A씨는 10개월 된 첫째 아이 육아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육아휴직을 고민하게 됐다. 육아휴직을 하려면 부서장-경영자 승인이 필요해 부담이 됐지만 다행이 승인을 받았다. 육아휴직에 들어간 A씨는 아이와 함께 만들어간 추억들이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전자업종에서 일하는 30대 B씨는 야근과 바쁜 업무에 시달려 아이들의 얼굴만 겨우 보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과 서먹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육아휴직을 생각하게 됐다. 회사의 반응과 경제적인 부분이 걱정되긴 했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육아휴직을 결심했다. 6개월간 육아휴직을 한 B씨는 아이와 좀 더 시간을 갖고 싶어 6개월을 연장했다.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처음으로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 눈치도 봐야하고 사회의 시선도 아직은 너그럽지만은 않지만 아이와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고 아내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용감한 아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221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573명보다 40.6%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도 작년 상반기 4.2%에서 올해 상반기 5.0%로 0.8%포인트나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5%를 넘어선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전체 육아휴직자는 3만7373명에서 4만3272명으로 15.8%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비교적 육아휴직이 정착된 여성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늘어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은 중소기업 보다는 근로자 수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여성 육아휴직 근로자 비중은 작년 상반기 47.7%에서 올해 상반기 47.2%로 줄었지만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50.0%에서 55.7%로 증가했다.
지역별는 남성 육아휴직자의 절반 이상(64.5%)이 서울ㆍ경기 지역에 몰려 있었다. 광주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118.2%)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63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출판ㆍ방송통신ㆍ정보서비스업(275명), 도ㆍ소매업 종사자(229명) 등의 순이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은 62명이었지만 증가율은 113.8%로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 대신 일하는 시간을 단축해 육아를 병행하면서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고, 소득 대체율도 높일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자’는 9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6명)보다 약 2배(92.2%) 늘었다.
한편 고용부는 남성 육아휴직의 확산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남성 육아휴직 수기 공모’를 진행해 육아휴직을 이미 경험한 아빠들의 육아휴직 결정 과정, 아빠 육아의 고충 및 해결 과정 등의 이야기를 공유할 계획이다. 수상작에게는 최대 100만원의 상금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