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순이익, 지난해 1년치 추월…불황 후 기저효과

입력 2015-08-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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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반년 만에 전년 수익에 버금가는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금감원에 반기보고서를 낸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에 2078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순이익 469억원의 4.4배에 이르는 것으로 반년만에 전년 실적을 넘어섰다. 작년 말 합병한 NH투자증권도 올해 상반기 16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340억원)도 지난해 26억원 대비 약 13배나 증가했다.

이밖에 대신증권(757억원) 8.6배, 키움증권(1257억원) 3.5배, 교보증권(391억원) 역시 3배 가까운 순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현대증권이다. 이 회사가 전날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1∼6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65%나 증가한 1706억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1조8739억원)과 영업이익(1980억2000만원) 역시 각각 57.3%와 187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현대증권은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포함해 600여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이어 ‘임원 일괄사표 제출’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 증가폭은 상대적인 기저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순이익이 이처럼 증가한 이유는 주식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 10조8728억원에서 5월 9조8306억원으로 줄었다가 6월에 10조1373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대비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지난해에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할 만큼 업황이 부진했고, 올 상반기에 기저효과를 누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증가세는 38.4%에 그쳤다. 미래에셋은 올 상반기 12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 909억원보다 38.4% 늘어난 실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의 실적 개선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서는 각 증권사별 주력분야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의 수익구조는 시장전망치를 넘어섰지만 다른 증권사보다는 적은 편”이라면서도 “위탁매매수수료 수입의 이익 기여도가 적어 거래대금의 증가나 감소에 상관없이 자산관리에서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증가폭은 2400%를 넘어서는 현대증권에 비해 증가세가 모자라지만 상대적으로 업황에 부침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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