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쇼크] 21년 전으로 퇴보한 중국 통화정책…1994년 1월 상황과 유사

입력 2015-08-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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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회복했지만 신흥국 외환위기 초래하고 선진국 버블 확대해

중국이 연이틀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하면서 1994년 환율 개혁 당시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성장둔화에 대한 대책이라면 적절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세계 수요와 원자재 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1994년과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1994년 1월 1일 정부가 통제하는 ‘계획무역’에 사용했던 ‘공정환율’과 실제 시중의 수급 상황을 반영한 ‘시장환율’로 분리됐던 위안화 환율을 일원화하면서 당시 달러당 5.8위안이었던 공정환율을 8.7위안으로 기록적으로 평가절하했다.

더들리 총재가 중국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에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것처럼 21년 전에도 세계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인상 관측이 무성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년 전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등 경기회복에 도움이 됐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같은 해 멕시코의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통화 가치 동반 하락이 결국 멕시코 경제의 붕괴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일각에서는 1997~1998년 외환위기의 시작도 중국의 평가절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도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이날 17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아시아 통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당시 선진국도 중국이 불러일으킨 역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금 유입이 가속화하면서 미국증시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IT버블이 발생했다.

1994년에 중국은 시장경제 도입 가속화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이번에는 환율에 시장의 움직임을 더 반영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에 위안화 평가절하가 계속되면 중국에서 해외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수도 있어 결과는 단언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산업의 과잉 설비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1990년대처럼 위안화 평가절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장담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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