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융개혁 전도사' 임종룡號 출범 100일…추진력 '우수' ㆍ체감도 '아직'

입력 2015-07-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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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소 지주사 설립 등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며 속도감 있게 금융개혁을 추진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공식적 행정지도가 여전하고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라는 지적이다. 보신주의 척결을 외치는 당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 자체 혁신노력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크다.

임 위원장 100일 성적표에 'A+'을 내릴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난 100일간 숨가쁘게 마련된 큰 그림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리ㆍ지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점검반' 3개월간 146개 금융사 방문 = 지난 3월 금융위원회 수장에 오른 임 위원장은 '현장을 중심으로 한 금융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임 위원장은 보다 속도감 있는 금융개혁 추진을 위해 △금융개혁회의 △금융개혁 추진단 △금융개혁 현장점검반 △금융개혁 자문단으로 이뤄진 '3+1 추진체계'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금융개혁 최전방에 있는 조직이 '현장점검반'이다. 당국과 업계 간 소통을 위해 마련된 현장점검반은 올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146개 금융회사를 방문해 1934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했다. 감독관행 및 제도개선 요청이 1437건으로 가장 많았고 법령해석·비조치의견 관련 신청은 97건이었다.

현장에서 접수된 목소리들을 반영해 금융개혁회의에서는 그동안 △검사·제재 개혁방안(4월 22일) △코넥스시장·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4월 23일) △전자증권제도 도입방안(5월 21일) △비대면 실명확인 방안(5월 18일) △빅데이터 활성화(6월 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6월 18일) △기술금융 개선(6월 9일) △금융규제개혁 추진방향(6월 15일)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6월 22일) 등 주요 현안을 속도감있게 마련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ㆍ기술금융 활성화 '팔 걷었다' = 임 위원장이 취임후 가장 신경쓴 부분이 핀테크 활성화다.

그 노력의 결정체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현 4%에서 50%로 완화하고 최저자본금 한도도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인 500억원으로 낮췄다.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비식별화' 단계를 거친 정보는 고객 동의를 구하지 않고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요지다. 상품 구성 및 마케팅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금융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도 임 위원장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임 위원장은 '무늬만 기술금융'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수장에 오른 직후 금융권 기술금융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양(量)'이 아닌 질(質)' 개선을 위하미다.

이같은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는 기술금융 시행 5년차인 2018년에는 국내 중소법인 대출의 3분의 1인 약 100조원이 기술금융을 통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0일간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임 위원장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금융위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음달 도입을 목표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추진하고 있다. ISA는 한 계좌서 투자 금융상품을 모두 관리하는 상품이다. 이 밖에 9월 금융투자산업 경쟁력 강화, 10~12월 금융개혁 백서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현장중심, 소통·협업 확대 등을 통해 금융개혁의 진정성에 대해 신뢰가 형성 중"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업 종사자 절반 '금융개혁 체감 못해' = 이같은 제도개선에 대부분의 금융업 종사자들은 '만족'하고 있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실무자, 학계·연구원·언론계 인사, 기업인 등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4% 응답자가 만족감을 표시했다.

금융개혁 현장 점검반은 금융업 실무자 사이에서 특히 호평을 받았다. 현장점검반이 낮은 자세로 의견수렴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82%에 달했다. 현장점검반의 회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65%였고 점검반을 상설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67%로 조사됐다.

그러나 '체감도'가 부족했다. 금융개혁이 체감도 높게 진행된다고 응답한 비율도 42%에 그쳤다. 당국이 금융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아직 낮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사의 혁신 노력이나 내부통제 수준에 대해선 내외부 간 시각차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추진과제를 점검·보완하고 현장 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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