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측 협상안을 모두 공개했다. 외환노조와 대화에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양측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판단을 요구한 것이다.
1일 하나금융이 공개한 수정 제시안에 따르면, 경영진은 지난 26일 법원이 노조의 하나-외환은행 합병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직후 외환노조에 7월6일까지 통합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나금융은 노조에 △통합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를 포함한다 △인위적 구조조정 없음 △인사상 불이익 없음 △인사 투트책 운용 기간동안 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 유지 △전산통합 전까지 양행 간 직원 교차발령 없음 등을 담은 ‘2·17합의서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서명이 들어간 노·사·정 합의서를 제시할 것 △합병 여부와 시기 등은 외부 전문가위원회에서 결정할 것 △IT통합 추진시 노조합의 요구 △통합 후에도 외환노조 유지 및 분리교섭권 인정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고 하나금융은 공개했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 노조는 기존 2.17합의서에 언급된 ‘5년 후 합병 협의가 가능하다’는 문구를 수정안에는 삭제시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정안에 5년 독립경영 문구를 넣지 않은 것은 조기통합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5년이 지난 후에도 영원히 독립경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라며 “양보는 커녕 오히려 합의서의 구속력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노조는 수용이 전혀 불가능한 내용만을 제시해 실질적으로 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올해까지 협상하고, 핵심쟁점 타결만 합의하면 (통합) 시기는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29일 외환은행 본점 분회장 40여명을 모아 긴급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분회장들에게 법원의 가처분 취소 결정문의 문제를 요목조목 지적하고, 통합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