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18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지난 28일 확진자가 추가되지 않는 등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상없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기저질환이 없던 사람도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등 국내 유입된 바이러스의 정체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태가 완연한 진정세로 접어들지는 이번 주 서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메르스 환자 1명이 추가됐고, 28일에는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27일 발표된 182번 환자(27·여)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다. 메르스 증세가 거의 없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 격리됐다가 업무 복귀를 앞두고 의료진 262명을 상대로 한 전수 검사에서 유일하게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보건 당국은 28일 브리핑 당시 “추가 역학조사를 해보니 소화불량, 찬바람을 맞았을 때 잔기침,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메르스로 인한 것인지는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감염력은 굉장히 낮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비슷한 경우는 또 있었다. 지난 10일 퇴원한 평택성모병원 간호사(25·여·34번 환자)의 경우다. 그는 증세가 나타나서 검사를 받은 게 아니라 병원 의료진 전수 검사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4일부터 6일간 입원해 있으면서도 치료와 관련한 약을 전혀 복용하지 않았다. 보건 당국은 “16세 환자가 증상이 약했지만 발열이 일부 있어 완전히 무증상인 경우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평소 질환이 없는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하는 경우도 계속 나오고 있다. 27일 추가로 사망한 104번 환자(55)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보호자로 체류하면서 감염됐다. 본인이 환자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 환자는 메르스 치료 과정에서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이 진단되긴 했으나 당국도 그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었다. 앞서 81번 환자(62)와 98번 환자(58)도 별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메르스로 사망했다. 여기에 감염 경로가 풀리지 않은 환자도 많아 메르스 사태를 완전 종식시키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