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법인세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아시아 주요 경쟁국 정상수준 보다 4조원 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상수준이란 한 국가의 경제·사회·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되는 법인세 부담 수준을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의 정상수준 추정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OECD 34개 회원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주요 4개국을 포함한 38개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의 정상수준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명목 최고 법인세율(지방세 포함)은 24.2%로, OECD 회원국과 아시아 주요 4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우리나라의 정상수준 22.5%보다 1.7%포인트 높았다. 또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률은 3.7%로 정상수준 3.4%와 비교해 0.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가 법인세를 정상수준보다 약 4조원 더 걷고 있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분석대상을 OECD 회원국으로 한정하면 우리나라 명목 최고 법인세율은 정상수준보다 1.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법인세 부담률은 0.9%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2010년 이후부터 우리나라 명목최고 법인세율은 정상수준을 웃돌고 있으며 법인세 부담률도 2007년 이후부터 정상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경연 유진성 연구위원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성장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명목 최고 법인세율과 법인세 부담률을 정상수준까지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현 연구위원은 이와 별도로 ‘지난해 세법개정안으로 도입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법인세 부담을 가중시켜 기업의 투자를 위축하고 내수 부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