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즐거운 독서 체험을 원한다면? 나만의‘씨앗도서’찾기

입력 2015-06-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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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효성 사원

▲효성 권오상 사원.
글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 겸 문인이었던 구양수가 했던 ‘삼다(三多)’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는 글쓰기의 지침이다. 이 말을 떠올리며 우리는 명사들의 추천도서 중에 어렵사리 한 권을 골라 책 읽기를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얼마 되지 않아 어김없이 잠이 쏟아진다.

‘가토 슈이치의 독서만능’에서 저자는 ‘어떤 사람에게 고백할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무슨 책을 읽을지를 보편적으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한다. 같은 책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와 환경, 고민에 따라 색다르게 읽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에게 책은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 입시를 위한 필독서로, 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태어난 ‘수면제’와도 같았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만 무성했을 뿐,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즐겁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충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만교 작가는 저서 ‘글쓰기 공작소’에서 ‘씨앗도서’를 권했다. ‘씨앗도서’란 가슴 두근거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인연을 맺을 수 있는 나만의 책을 뜻한다. 책을 잘 고르는 것은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며, 자신만의 ‘씨앗도서’를 찾아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독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씨앗도서’를 만나는 순간, ‘읽기’의 딱딱한 의무감이 즐거운 놀이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밑줄을 긋게 만드는 책,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안타까운 책, 작가의 다른 책들을 따라가게 만드는 책들이 이런 ‘씨앗도서’가 아닐까.

더 이상 베스트셀러를 억지로 붙잡고 씨름할 필요가 없다. 나만의 씨앗도서와 만나는 것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독서이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는 순간 어미닭의 따스한 쪼임을 받듯, 강렬한 독서가 주는 경험은 우리의 사고를 깨우는 즐거운 자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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