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보다 더 큰 충격 닥칠 것…중국기업 수익 악화ㆍ신흥국 경제 동반 후퇴 등 악영향”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버블증시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증시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2일 5166.35로 7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난 이후 1주일 만에 약 10% 하락해 버블 붕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2007년 버블 붕괴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이 중국과 세계 경제에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2007년 10월 중국증시가 정점을 찍고나서 12개월간 70% 이상 하락했지만 그 충격이 경제의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당시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가 흔들리는 상태였고 중국 정부가 2008년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이후 경기가 빠르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는 성장 둔화에 허덕이고 있다. 또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펼치면서 고삐가 풀린 자금이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투자활동이 아닌 증시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에 증시마저 무너진다면 경제 전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조업체마저 투자와 고용증대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주식투자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2007년보다 암울해질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제조업계의 순이익 증가율은 2.6%였으나 그 가운데 주식투자 수익이 97%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소재 UOB케이히언홀딩스의 주차오핑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상장사들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가치가 지난해 9460억 위안(약 170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올랐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이 무너지면 기업 수익성이 악화해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또 중국은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이기 때문에 철광석과 석탄, 구리 등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이들의 비중이 큰 신흥국 경제도 동반 후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채권과 외환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중국증시 버블 붕괴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데이비드 우 글로벌 금리ㆍ외환 리서치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미국 국채 금리와 유로·달러 환율이었으나 지금은 상하이지수”라며 “중국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이후 가장 큰 버블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붕괴하면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증시 열풍이 끝나면 주가가 30% 폭락하는 것은 물론 현재 아시아 경제성장 원동력인 중국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소비자들 모두 증시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미국 채권과 달러화에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