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비중 26.9%…3분기째 ‘순대외자산국’ 지위 유지
한국의 외채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말 5분기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단기외채 지급능력도 10년내 가장 양호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채건전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긍정적인 수준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대외채무 잔액(외국에서 빌린 돈)은 4189억달러로 석달 전에 비해 65억달러 줄었다.
이 가운데 단기외채는 1128억달러로 전체 대외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9%를 기록, 작년 말의 27.1%에 비해서 0.2%포인트 축소됐다. 또 그 비중은 2013년 4분기(26.4%) 이후 1년 1분기래 가장 낮다.
단기외채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약 일년 전인 2007년 3월 말 53.6%까지 치솟았다가 2013년 말 26.4%로까지 낮아졌다. 이후 소폭 상승한 뒤 5분기 만에 다시 최저치로 하락했다.
단기외채 비중은 경상수지·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로 꼽힌다.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 차입금 등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으로 구분된다.
단기적인 대외지급 능력을 알 수 있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1.1%로 전분기 말에 비해 0.6%포인트 축소됐다. 이는 2005년 1분기(29.8%) 이후 10년내 최저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가 발생해 외국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더라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외채와 장기외채를 합한 전체 대외채무는 4189억 달러로 2014년 말 대비 65억달러 줄었다. 반면 대외채권 잔액은 6818억달러로 2014년 말(6789억 달러) 대비 28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2629억달러로 3개월 동안 94억달러나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또 한차례 경신했다.
기획재정부는 “은행의 해외채권 상환으로 장기외채가 감소한 데 이어 비거주자의 은행예금 감소로 단기외채도 줄었다”며 “이는 경상수지 흑자와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 등 양호한 외화유동성 여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3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투자(금융자산) 잔액은 1조1041억달러로 작년 말 대비 239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투자(금융부채) 잔액은 1조236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253억달러 늘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국제투자 규모는 805억달러로 집계돼 작년 9월말(173억달러) 사상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순대외자산국’ 지위를 이어갔다. 그러나 국내 주가상승 등 비거래 요인의 영향으로 외국인투자 잔액이 크게 증가한 탓에 순국제투자 규모는 작년 말(819억달러)보다 14억달러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장단기 외채가 모두 감소하면서 외채 건전성 및 지급능력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자금시장 및 외국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외채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안정적으로 대외건전성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