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에 ‘고위험 파생상품 광기’ 다시 고개

입력 2015-05-22 09:11수정 2015-05-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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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현재 미국 고위험기업 자금조달 규모 2468조원으로 사상 최고치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에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광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대출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의 회사채 발행 등 고위험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4월 말 현재 2조2600억 달러(약 2468조원)로 지난해 말 대비 2%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S&P캐피털IQ가 신용등급이 ‘정크(투기)’수준인 기업에 대출하는 이른바 ‘레버리지드 론(leveraged loan)’과 이들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채권(정크본드) 잔고를 집계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세계적인 금융완화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고위험·고수익의 금융상품으로 몰려드는 형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국채 10년물 투자수익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반면 ‘레버리지드 론’ 금리는 국채 수익률보다 4%포인트 정도 높기 때문에 국채 투자에서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이런 고위험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 S&P지수가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너무 오른 주가에 대한 경계감도 원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은행들이 금융위기에 따른 규제강화로 위험자산 보유가 어려워지면서 ‘레버리지드 론’을 제공하고 나서 그 채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신탁이나 연금펀드, 헤지펀드 등이 이런 채권을 사들이는 등 수요가 많아 ‘레버리지드 론’ 확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크본드에도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 달러화 표시 정크본드 잔고는 지난달 약 1조4300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4%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타격을 받은 에너지 기업들이 정크본드 발행 금액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S&P캐피털IQ는 추산했다.

문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이런 고위험 상품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이 금리가 오르면서 채무를 상환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파생상품의 일종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담보로 한 증권화 상품에 투자자들이 맹목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2007년 이런 증권화 상품의 가격 폭락이 발단이 돼 많은 금융기관이 거액의 손실을 입은 것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흔든 것이다.

최근 미국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것도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소비자신용평가업체 이퀴팩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런 자동차담보대출액은 1400억 달러로 2007년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전체 자동차 대출에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위한 대출인 ‘서브 프라임’ 비중은 현재 약 30%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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