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요양병원 적극 이용 영향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65살 이상 노인이 지난해 전체 진료비의 35%를 사용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노인이 요양병원 등을 전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건보료 지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모두 54조5275억원으로 2013년보다 3조8000억원(7.5%) 증가했다. 이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 진료비는 19조3551억원으로 증가폭(10.4%)이 가장 컸다. 70살 이상 환자의 1인당 진료비는 362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3배가 넘었다. 2010년 전체 진료비의 31.6%이던 노인 진료비 비중은 지난해 35.5%까지 급증했다.
노인 진료비 상승을 이끈 것은 치매와 치아 관련 질환이었다. 지난해 입원 노인 환자 가운데 치매 환자의 진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25%로 가장 높았다.
노인 진료비는 증가세는 결국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절반(45.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건보 지출의 효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노인건강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진현 서울대 보건대 교수는 “요양병원 등에 불필요하게 오래 입원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으면 심각한 건보 재정 불안 사태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