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대부분…영업 문제없어
영업점이 1층에 있어야 하는 상호저축은행의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 은행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영업점을 1층에 설치, 고객의 눈에 잘 띄게 하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들의 영업점이 1층을 떠나 2, 3층 등 고층에 위치한 영업점이 늘어나고 있다.
1층인 아닌 곳에 영업점을 설치하는 저축은행은 한 둘이 아니다. 한국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 프라임저축은행, 삼화저축은행, 신한국(옛 텔슨)저축은행, 한국투자(옛 동원)저축은행 등 대표적으로 2층 이상 고층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저축은행은 영업점이 1층에 있지 않아서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홍보적인 측면에서 2층 이상이 불리할 수도 있지만, 저축은행 찾는 고객의 특성상 위치가 어디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 저축은행의 설명이다.
은행처럼 오고가다 들리는 고객보다는 해당 저축은행을 알고 찾아오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영업적인 면에서 마이너스 효과는 없다는 것. 이는 예금고객은 물론 대출고객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저축은행을 찾는 수신고객은 오고가다 들리는 ‘뜨내기’고객이 아니라 금리 등을 정확히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다. 또 대출을 받고자 하는 고객은 자신이 급하기 때문인 만큼 위치가 어디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고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1층에 비해 2층 이상이 임대비 등이 저렴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은 은행 고객처럼 오고가다가 보고 들리는 고객보다는 단골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층수는 중요하지 않다”며 “향후에 추가로 영업점을 내더라도 반드시 1층을 고수하겠다는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보적인 측면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이 때문에 2층 이상에 영업점을 설치한 저축은행들은 입간판은 물론 자동화기기를 입점해 있는 건물 1층에 설치하고 있다.
특히 명동 ‘아바타’에 출장소를 낸 프라임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점 설치 당시에는 3층에 있었으나 지난 95년 6층으로 이동했다. 3층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방문해야 했지만, 6층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찾아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프라임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3층에 있었을 때는 조금 외진 곳에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6층으로 옮기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증대되고, 또 영화관람객에게 홍보도 돼 젊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한국·제일·삼화저축은행은 본점 영업점마저도 1층이 아닌 곳에 있다.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화저축은행 본점은 10층에 위치, 그야말로 ‘스카이 점포’로 운영되고 있다. 삼화저축은행은 특히 기존에 본점으로 사용했던 동대문 지점도 6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광원 삼화저축은행 대표는 “영업점을 2, 3층에 설치해 고객을 걸어 다니게 하는 것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고층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비용은 물론 고객 편의 제공 측면에서 볼 때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을지로에 있는 한국저축은행의 본점은 4층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점 영업점이 4층에 있다고 해서 불편함으로 느끼는 직원이나 고객은 없다”며 “본점이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본점 영업점의 영업실적이 타 지점보다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가락동에 있는 제일저축은행도 과거에 본점 1층에 증권사에 세놓고 2층에서 영업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신영업을 강화하면서 증권사 지점이 있던 자리에 대출전문 창구를 설치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 고객은 특별히 영업점이 몇 층에 있느냐에 구애받지 않는다”면서 “영업점의 층수보다는 얼마나 좋은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