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회사 숙소에서 업무 외 시간에 잠자다 사망… 업무상 재해 아냐"

입력 2015-05-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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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근로자가 사망했더라도 업무 외 시간이라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나우테크 직원이었던 조모(36·사망)씨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무가 종료된 이후의 시간은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사적인 영역으로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 보장돼 있으므로, 조씨가 업무 종료 이후 숙소에서 수면을 취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화재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재 감식결과 거실 침대 주변에서 발화가 시작됐고, 담뱃불 등에 의한 발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사된 사실 등) 여러 경위에 비춰볼 때 숙소의 결함이나 사업주의 관리 소홀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2012년 1월 휴일 새벽, 회사가 제공한 숙소에서 잠을 자다가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다. 조씨의 부모는 아들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숙소 관리사용권이 회사가 아닌 근로자들에게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조씨 부모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엇갈렸다. 1심은 "일요일 당직근무자 명단에 조씨가 포함되지 않았고, 전날 여자친구 등과 술을 마신 후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화재가 발생했으므로 업무수행과 관련돼 발생한 재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유가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조씨가 퇴근 후 숙소에서 머무르거나 잠을 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회사의 지배·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본인의 업무 준비행위 등을 하고 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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