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소득 중 가계에 돌아가는 비중이 2000년대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와 달리 기업소득의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다른 주요국에 비해서도 격차가 더 가파르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계소득의 부진은 소비둔화, 가계저축률 하락 등으로 이어져 내수를 통한 성장 동력 확충의 애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소득이 국민가처분소득(NDI: 피용자보수+영업잉여+재산소득+수생산 및 수입세)에서 차지하는 비중(가계소득 분배율)은 2000년 72%에서 2014년에는 65.7%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소득의 NDI 대비 비중(기업소득 분배율)은 2.0%에서 7.8%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가계의 소득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가계소득분배율은 2013년 기준으로 6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0.3%보다도 낮다.
또 2000~2013년 각국의 가계소득분배율의 변화를 보면 미국은 3.5%포인트, 프랑스는 4.0%포인트, OECD 평균은 0.3%포인트 각각 상승했으나 한국은 오히려 6.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업소득분배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5.7%포인트 오르는 동안 미국은 1.6%포인트, 독일은 2.4%포인트, OECD 평균은 0.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소득 부진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의 지속적 균형 성장 기반이 약화될 소지가 큰 만큼 가계소득 증대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며 “소득→소비→생산→소득으로 이어지는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