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이익 증가율 6.5%에 그쳐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BOC) 등 중국 4대 시중은행이 경기둔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부실대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중국 4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가 8526억 위안(약 152조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에 그쳐 두자릿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고 3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중국 경제 고성장세와 금리 규제를 배경으로 지난 수년간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부실대출이 늘면서 수익을 압박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6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4대 은행 부실대출은 지난해 총 4631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36.2% 급증했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26%를 기록했다. 공상은행의 이후이만 행장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30개 주요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평균 3%대 후반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자산현황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이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버블 붕괴 직후의 일본 은행과 달리 중국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떠안지 않고 ‘배드뱅크’에 매각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은행권 내부에서도 현재의 자산 평가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농업은행의 한 리스크 담당 임원은 “‘뉴노멀’ 하에서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이 2~3%가 되도 정상적인 범위일 것”이라며 “부실대출 확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뉴노멀’을 내걸고 성장둔화를 용인하면서 구조개혁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석탄과 철강 조선 등 과잉공급 문제를 안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대출이 늘어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농업은행의 장윈 행장은 전날 홍콩 실적발표 당시 기자회견에서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이제 기대할 수 없다”며 “은행들도 뉴노멀에 맞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